만약 만화 『빅뱅 스쿨』이 ‘과학 암흑기’를 다뤘다면 등장했을 과학자들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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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만화 『빅뱅 스쿨』이 ‘과학 암흑기’를 다뤘다면 등장했을 과학자들 - (2) (tistory.com)

만약 만화 『빅뱅 스쿨』이 ‘과학 암흑기’를 다뤘다면 등장했을 과학자들 - (2)

 

 

  이 글의 (2)편에서 다룬 과학자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먼저,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근대과학자의 이론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한 가지 들자면, 갈릴레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 이론을 반박하고자 쇠구슬을 빗면에 굴리는 실험을 하고 망원경을 이용해 목성을 관찰하기 전에 이미 로저 베이컨이 스콜라 철학의 논증 위주의 담론을 비판한 적이 있다. 다른 예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코페르니쿠스와 브루노, 티코 브라헤, 케플러, 갈릴레이, 아이작 뉴턴에 앞서 니콜라우스 쿠자누스처럼 이미 태양중심설에 가까운 생각을 했다는 인물도 있었다. 두 번째로 들 수 있는 점은 9권의 중심인물인 갈릴레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과학사 및 철학사에서 거론이 가능한, 이름과 생애, 이론 등을 방대하게 남긴 과학자들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애매한 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2)편에서 언급한 미카엘 세르베투스,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도 9권의 브루노, 케플러, 갈릴레이처럼 ‘과학혁명’이라는 근대과학의 꽃이 막 피어오르던 시기에 활동한 과학자라는 점이다. 그 중 세르베투스, 케플러는 종교개혁과 종교전쟁이 한창일 때 각자 신교 지도자들(칼뱅과 그 동료들), 신자들(루터파 소속의)과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게다가 베살리우스는 갈릴레이가 탄생한 해인 그 1564년에 사망한다. 만약 『빅뱅 스쿨』 5권 서문에서 ‘베살리우스, 갈릴레이 등의 과학자가 등장하면서 서양 과학은 기지개를 펴게 된다’고 적어 놓았다면 이 글에서 과연 세르베투스와 베살리우스가 언급이 되었을까? 게다가 9권에서 출간이 끊어지지 않고, 세르베투스, 베살리우스, 윌리엄 하비 등의 의학 혁명을 이룬 인물들과 아이작 뉴턴으로 시작되는 17세기 후반 이후의 중요한 과학자들을 10권 이후의 다음 권에서 계속 소개했더라면 이 글의 방향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유럽의 중세는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라는 말 때문에, 음악, 미술, 학문 등이 발달하지 못하였던 사회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유럽의 중세 사회에도 우리가 놀라워할 나름대로의 문화가 흘렀고 니콜라우스 쿠자누스처럼 세세하지는 않더라도 교양으로 알아두면 좋을 과학자들도 존재하였다. 과학사 만화 『빅뱅 스쿨』이 바로 그 시대의 이러한 신선한 점들도 한 권의 만화로 다루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