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읽기: 만화 『빅뱅 스쿨』에서 현재로 구출되지 않아 아쉬운 과학자들 (tistory.com)
만화 『빅뱅 스쿨』에서 현재로 구출되지 않아 아쉬운 과학자들
『빅뱅 스쿨』은 『비빔툰』으로 유명한 홍승우 만화가가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한 과학사 만화이다. 이 만화의 주 무대인 ‘과학 학교’에서는 『비빔툰』의 소년 주인공 ‘정다운’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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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만화 『빅뱅 스쿨』에서 구출되지 않은 과학자들이 있어서 아쉬웠다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글의 소재인 과학사 만화 시리즈는 서양 전근대 과학사 중 중세 및 갈릴레이 등장 전의 르네상스 시대를 ‘과학 암흑기’라며 한국 전통 인쇄술의 역사를 보여주는 7권에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를 짧게 소개하는 것 외에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만약 그 시기도 한 권 정도로 연출되었다면 어떤 과학자들이 중심인물로 등장했을까?
우선 『빅뱅 스쿨』 5권(고대 중국의 과학을 다루는 권)에서 홍승우 작가가 쓴 서문을 참고하여 해당 시대를 추려보는 것이 필요하다.
작가는 먼저 4쪽의 세 번째 문단(첫 번째와 두 번째 문단에서 작가 본인을 소개한다.)에서 정다운을 비롯한 빅뱅 스쿨의 아이들이 인류 최초의 과학자로 이름이 남은 자연철학자 탈레스부터 여성 최초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관장을 맡은 히파티아까지의 서양 고대과학자들을 만났다는 4권까지의 사건들을 한 문단으로 요약한다.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서 어떤 시련이 닥쳐도(왕권, 주술, 종교, 전쟁 등) 많은 과학자들이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중 한 명인 히파티아가 죽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파괴되니 서양의 고대과학이 막을 내렸다고 풀어나갔다. 이를 계기로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럽인들이 과학과 합리적인 정신보다는 종교(크리스트교)와 미신을 더 따르게 되어서 서양 과학은 발전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네 번째 문단에서 유럽 중세 및 근세의 과학자들이 놓인 상황을 서술한다. 바로 종교 지도자와 귀족 같은 유력인의 시선을 피해 조심스럽게 연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시대에도 예외도 있었는지 과학자들의 운명이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는 식으로 다음의 두 경우를 제시한다. 하나는 지혜로운 왕과 종교 지도자의 후원으로 놀라운 연구를 내놓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배자의 분노로 감금되거나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갈릴레이(실제 서문에서는 ‘갈릴레오’로 표기됨)의 등장으로 서양의 과학이 다시 깨어나게 되었다’는 점(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이끈 과학혁명의 순간들은 『빅뱅 스쿨』 9권에서 동시대 인물인 조르다노 브루노, 튀코 브라헤,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와 함께 묘사된 바 있다)을 해당 문단에서 한 문장으로 표현하며 이 시기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끝낸다.
이 과학사 만화를 애독해온 독자로서 돌이켜 보면 ‘과학은 서양에서만이 아니라 동아시아권과 인도 아대륙을 비롯한 동양에서도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처럼 과학이 훌륭하게 발달했다(실제로 한국 과학사를 다루는 6, 7, 8권의 모태를 마련한 故 전상운 전 총장은 15세기 세계 과학사에 뛰어난 면을 보여준 사건들로 세종대왕과 그 시기의 과학자들(장영실, 이천, 이순지 등)이 만든 천문 기구들과 화약 무기, 청동 활자 개발, 역법서 저술 등을 강조한 바 있다)’는 점을 서둘러 보여주기 위해, 이 시기를 만화로 다루지 않고 줄글로 간략하게 요약한 것 같다. 다만 위에서 설명한 중세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유 낙하의 법칙을 사고하며(피사의 사탑에서 두 쇠구슬을 떨어뜨려 실험했다는 이야기는 와전된 것이다) 실험하기까지의 시기에도 비잔티움 제국의 고전 보존, 십자군 전쟁,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르네상스 등 과학사에서도 주목할 만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아쉽다. 그 뿐 아니라 물론 자료가 부족하여 많지는 않겠지만, 이 시기에도 존재했을 ‘위기에 처한 과학자들’을 한 명이라도 발견하여 구출하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이 시리즈에서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 ‘만약 만화 『빅뱅 스쿨』이 ‘과학 암흑기’를 다뤘다면 등장했을 과학자들’이라는 제목의 글은 세 편에 걸쳐 올려질 예정입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위에서 언급된 시기에 활약한 과학자들 중 4명을 소개하고, 세 번째 글에서는 이것을 통해 독자들이 알 수 있는 점과 필자가 봐도 애매한 점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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