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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6장 후반부 (영한대역, PC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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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e! you may nurse it a bit, if you like!” the Duchess said to Alice, / flinging the baby at her as she spoke. // “I must go and get ready to play croquet with the Queen,” / and she hurried out of the room.

  The cook threw a frying-pan after her as she went out, / but it just missed her.

  “옜다! 네가 바란다면 잠시 이것을 양육해도 되렷다!” 여공이 앨리스에게 말하였는데, 말하는 도중에 앨리스 쪽으로 아기를 마구 던졌다. “난 가서 여왕 폐하와 함께 크로켓 경기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러더니 방에서 후다닥 나가는 것이었다.

  요리사는 여공이 밖으로 나설 때 그 뒤에 프라이팬을 휙 던졌으나, 맞추지 못하였다.

 

fling at: 을 겨냥하여 을 홱 던지다

 

  Alice caught the baby with some difficulty, / as it was a queershaped little creature, / and held out its arms and legs in all directions, / ‘just like a starfish,’ thought Alice. // The poor little thing / was snorting like a steam-engine when she caught it, / and kept doubling itself up and straightening itself out again, / so that altogether, / for the first minute or two, / it was as much as she could do / to hold it.

  앨리스는 어느 정도 겨우겨우 힘써 아기를 붙잡았다. 아기가 기묘하게 생긴 작은 생명체였고, 사방팔방 자신의 팔다리를 내밀어서, ‘불가사리 같잖아.’라고 앨리스가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불쌍하고 작은 생물은 앨리스가 잡을 때 증기 기관차처럼 훅훅 김을 내뿜고 있었고, 자신의 몸을 계속 구부렸다가 다시 바로잡았다. 그래서 1-2분이 지나도록 앨리스가 힘을 다해 아기를 붙드는 일은 전적으로 힘들었다.

 

with difficulty: 겨우 어떻게, 간신히 / hold out: 을 내밀다

starfish: 불가사리

snort: 코웃음을 웃다, (증기 기관차가) 증기를 내뿜다

steam engine: 증기 기관 / double up: 의 몸을 구부리다

straighten out: 의 몸을 바로잡다

 

  As soon as she had made out the proper way of nursing it, / (which was to / twist it up into a sort of knot, / and then keep tight hold of its right ear and left foot, / so as to prevent its undoing itself,) / she carried it out into the open air. // ‘If I don’t take this child away with me,’ thought Alice, / ‘they’re sure to kill it in a day or two: / wouldn’t it be murder to leave it behind?’ // She said the last words out loud, / and the little thing grunted in reply / (it had left off sneezing by this time).

  아기를 양육하는 가장 알맞은 방법을 알아내자마자, (그 방법이란 아기를 어느 매듭 방향으로 올려 돌린 다음, 아기가 자신의 몸을 풀지 못하도록 오른쪽 귀와 왼발을 단단히 꽉 붙잡는 것이다.) 안아 집 밖으로 나갔다. ‘내가 이 아이를 데리고 나오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은 분명 오늘이나 내일 중에 목숨을 잃게 할 거야. 이 아이는 나 몰라라 하는 게 살인이 아니면 또 뭐겠어?’라고 앨리스는 생각하였다. 그래서 소리 내어 마지막 말을 내뱉자, 그 작은 생물이 답하려 꿀꿀거렸다. (이때까지 재채기는 중단한 상태였다.)

 

twist up: (몸을) 위쪽으로 이리저리 비틀다, 돌리다

keep hold of: 을 붙잡고 놓지 않다

carry out into: 밖으로 안고 나가다

open air: 야외

take away with: 를 치우다, 가져가다, 데려가다

in a day or two: 금명간에, 양일 중에

leave behind: 을 뒤에 남기다, 을 놓아둔 채 잊고 오다

out loud: 큰 소리로, 소리 내어 / grunt: 꿀꿀거리다

in reply: 답으로 / leave off: 중단하다, 멈추다

 

  “Don’t grunt,” said Alice; / “that’s not at all a proper way of expressing yourself.”

  “꿀꿀거리면 안 돼.” 앨리스가 말했다. “네 느낌을 나타내는 마땅한 방법이 절대로 아니야.”

 

express oneself: (·몸짓으로) 느낀 바나 의견을 나타내다, (작품 등에) 자신을 표현하다

 

  The baby grunted again, / and Alice looked very anxiously into its face / to see what was the matter with it. // There could be no doubt / that it had a very turn-up nose, / much more like a snout than a real nose; / also its eyes were getting extremely small for a baby: / altogether Alice did not like the look of the thing at all. // ‘But perhaps it was only sobbing,’ she thought, / and looked into its eyes again, / to see if there were any tears.

  아기가 또다시 꿀꿀거려서, 앨리스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매우 불안하게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기의 코가 아주 위로 향해 있었는데, 진짜 코보다는 동물 주둥이에 더 가까웠다는 건 의심할 바도 없었다. 눈도 아기에게는 극히 작아지고 있었다. 앨리스는 전반적으로 생물의 그런 생김새가 절대로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어쩌면 흑흑 흐느끼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앨리스는 이렇게 생각한 뒤 눈물이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는가를 확인하려 다시 아기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turn-up: 위로 향한 * turn-up nose: 들창코

snout: (돼지 같은 동물의) , 주둥이

extremely: 극도로, 극히 / look of: 의 모습

 

  No, there were no tears. // “If you’re going to turn into a pig, my dear,” said Alice, seriously, / “I’ll have nothing more to do with you. // Mind now!” // The poor little thing sobbed again / (or grunted, it was impossible to say which), / and they went on for some while in silence.

  그렇지 않았다. 눈물은 한 방울도 없었다. “얘야, 네가 곧 돼지로 변해버린다면, 난 너와 더 이상 인연이 이어지지 않는 거야. 정신 차려!”라고 앨리스가 심각하게 말하였다. 그러자 이 불쌍한 생물이 다시 흐느끼는 것이었다. (아니, 꿀꿀거리는 것이었을까. 그러나 어떠하였다고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그러다가 앨리스와 생물은 한동안 계속 침묵에 잠겼다.

 

  Alice was just beginning to think to herself, / ‘Now, what am I to do with this creature / when I get it home?’ / when it grunted again, so violently, / that she looked down into its face in some alarm.

  앨리스는 막 마음속으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이 생물을 집으로 데려다 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바로 그 때 생물이 매우 격렬하게 다시 꿀꿀거리자, 매우 기겁하여 얼굴 쪽을 내려다보았다.

 

get home: 을 집으로 데려다 주다

What am I do with?: 을 어떻게 할까?

in alarm: 놀라서

 

  This time there could be no mistake about it: / it was neither more nor less than a pig, / and she felt / that it would be quite absurd / for her to carry it further.

  이때 틀림없이 그 점이 드러났다 할 수 있었다. 그 점이란 정확히 돼지의 모습이었다는 것인데, 앨리스에게는 더 멀리 안고 간다는 일이 상당히 터무니없는 짓일 것 같았다.

 

There is no mistake about.: 은 틀림없다, 틀림없이 이다

neither more nor less than: 정확히 , 와 아주 똑같은

absurd: 어리석은, 우스꽝스러운

 

  So she set the little creature down, / and felt quite relieved / to see it trot away quietly into the wood.

  “If it had grown up,” she said to herself, / “it would have made a dreadfully ugly child: / but it makes rather a handsome pig, I think.”

  그래서 이 작은 생물을 내려놓아, 이 생물이 숲 쪽으로 조용히 종종 걸어가 버리는 것을 보니 상당히 마음이 편안해졌다.

  혼잣말도 하였다. “만일 쟤가 쑥쑥 자란다면, 끔찍이도 못생긴 어린이가 되었겠지.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꽤 잘생긴 돼지가 된 모양이네.”

 

feel relieved to: 게 되어 안심하다, 한숨을 돌리다

make: (성장·발달하여) 가 되다

 

  And she began thinking over other children she knew, / who might do very well as pigs, / and was just saying to herself, / “if one only knew the right way / to change them―” / when she was a little startled / by seeing the Cheshire Cat / sitting on a bough of a tree a few yards off.

  그리고 알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곰곰이 생각해보기 시작하였다. 그 아이들이란 돼지 흉내를 잘 감당해낼 듯해 보이는 경우였다. 혼잣말을 막 하기도 하였다. “만약에 한 사람이 그 아이들을 변화시킬 정확한 방법을 알기만 한다면….” 바로 그 때, 체셔 주 고양이가 몇 야드나 떨어진 나무를 이루는 큰 가지에 앉아있는 걸 보고 약간이나마 화들짝 놀랐다.

 

think over: 심사숙고하다 / do very well: 매우 잘하다

startle: 깜짝 놀라게 하다 / a bough of tree: 나무의 큰 가지

yard: 야드(길이 단위. 1야드=0.1944m)

 

  The Cat only grinned when it saw Alice. // It looked good-natured, she thought: / still it had very long claws and a great many teeth, / so she felt / that it ought to be treated with respect.

  이 고양이는 앨리스를 쳐다볼 때 오로지 입이 벌어지게 웃기만 하였다. 온화해 보인다고 앨리스는 생각하였다. 발톱이 매우 기다랗고 이빨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 변함없어서, 앨리스는 그 고양이가 존경어린 말을 들어야 할 것 같았다.

 

good-natured: 온화한, 부드러운 / claw: 발톱

be treated with respect: 존대를 받다

 

  “Cheshire Puss,” she began, / rather timidly, / as she did not at all know / whether it would like the name: / however, it only grinned a little wider. // ‘Come, it’s pleased so far,’ thought Alice, so she went on.

  “Would you tell me, please, / which way I ought to go from here?”

  “체셔 주 냥이야.” 그 고양이가 그 호칭을 맘에 들어 하려나 전혀 알 길이 없어서, 꽤 자신 없게 말을 걸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양이는 약간 더 넓게 싱글벙글 웃을 뿐이었다. 앨리스는 ‘이야, 아직까지는 기분 좋다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여서 말을 이어갔다.

  “내게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야 할지 알려주겠니?”

 

pleased: 기뻐하는 / so far: 아직까지는

 

  “That depends a good deal on where you want to get to,” said the Cat.

  “I don’t much care where―” said Alice.

  “Then it doesn’t matter which way you go,” said the Cat.

  “―so long as I get somewhere,” Alice added as an explanation.

  “Oh, you’re sure to do that,” said the Cat, “if you only walk long enough.”

  “네가 닿기 소망하는 곳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고양이가 답하였다.

  “어디로 가는지는 심히 상관없는데….” 앨리스가 말하였다.

  “그러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는 문제 삼지 말아야지.” 고양이가 말하였다.

  “…어느 곳으로든 가기만 하면 되어서 말이야.” 앨리스는 설명을 덧붙였다.

  “오, 네가 충분히 오래 걷기만 하면 분명히 그렇게 하게 마련이지.” 고양이가 반응하였다.

 

depend on: 에 달려 있다, 에 따라 결정되다

so long as: 이기 때문에, 하는 한은, 하기만 하면

as an explanation: 설명으로 / be sure to: 반드시 하다

 

  Alice felt that this could not be denied, / so she tried another question. // “What sort of people live about here?”

  “In that direction,” the Cat said, waving its right paw round, / “lives a Hatter: / and in that direction,” waving the other paw, / “lives a March Hare. // Visit either you like: they’re both mad.”

  앨리스는 이 말이 부인당하지 않은 것 같아 다른 질문을 해 보았다. “이 근처에는 어떠한 사람들이 살고 있니?”

고양이는 오른발을 빙글빙글 돌리며 답하였다. “저쪽 방향에는 모자 판매원이 살아. 그리고 저쪽 방향에는….” 이번에는 왼발을 돌리며 말하였다. “…3월 산토끼가 살지. 네가 맘에 들어 하는 자 중 한 쪽을 찾아가면 돼. 참고로 이들 모두가 넋을 놓았단다.”

 

about here: 이 근처에

hatter: (구식 표현) 모자 제조자, 모자 상인 / hare: 산토끼

 

  ⇒

  앨리스는 아기인 줄 알았던 새끼돼지를 내려놓자마자 체셔 주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그 고양이에게 자신이 가야 할 길에 관해 묻자 ‘그 길은 원하는 곳에 따라 달라지고, 어디로든 충분히 이동하면 도달하게 된다.’는 지침을 듣는다. 곧이어 앨리스는 고양이와 같이 있는 공간 근처에 누가 사냐고 물으니까, 모자 판매원(모자 장수)와 3월 산토끼가 산다는 답을 듣는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미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러한 특징이 부여된 것일까? 여기서는 일단 모자 판매원과 관련한 배경지식을 풀어보겠다.

  두 번에 걸친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18-20세기 서구권에서는 모자 하나라도 불량품이 나오지 않게 하려고, 몇 번을 써도 해어지지 않게 하는 물질을 이용하였다. 과연 무엇이었을까? 바로 수은(mercury)이었다. 이를 통해 모자를 빳빳하게(stiffen) 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문제는 현장 환경에 있었다. 우선 작업 시 진한 질산에 수은을 많이 녹여 얻는 무색 결정이나 가루, ‘질산제이수은(mercuric nitrate)’이 이용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작업실조차 제대로 환기가 된 공간(ventilated room)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직원들은 독한 수은을 그대로 들이마셔, B.C.E.(공통시대 이전) 3세기 중국에서 ‘전국 칠웅(전국 시대의 7국)’을 통일하였는데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제가 그랬듯 수은 중독(erethism)에 걸리고 만다. 이 수은 중독의 증상에 포함되는 것이 정신 이상(psychosis), 피자극성(excitability), 떨림(tremor) 등인데, 첫 번째 증상으로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증상으로 우리 몸의 감각과 지각을 주관하는 신경계가 파괴되는 일이 늘어났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관용표현, ‘mad as a hatter’가 탄생하여, 체셔 주 고양이가 모자 판매원을 ‘넋을 놓았다’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소개한 것이다. 그 후에 산업 현장에서 수은을 지나치게 흡입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늘어나자, 그 물질을 더 이상 모자를 튼튼하게 하는 데 쓰지 않게 되었는데, 특히 미국에서는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 전쟁에 대처하기 시작한 1941년을 마지막으로 이에 쓰지 않는다. (역사에 나타난 수은 중독에 관한 내용 참고: Healthline, What Is Mad Hatter Disease (Erethism)? https://www.healthline.com/health/mad-hatter-disease)

 

  “But I don’t want to go among mad people,” Alice remarked.

  “Oh, you can’t help that,” said the Cat: / “we’re all mad here. I’m mad. You’re mad.”

  “How do you know I’m mad?” said Alice.

  “You must be,” said the Cat, / “or you wouldn’t have come here.”

  “그렇지만 난 넋이 나간 사람들 중 한 쪽에게로는 가고 싶지 않아.” 앨리스가 의견을 밝혔다.

  “아, 어쩔 수가 없다.” 고양이가 반박하였다. “우리는 모두 여기서 넋을 놓았거든. 난 넋이 나갔지. 너도 넋이 나갔지.”

  “어떻게 내가 넋을 놓았는가를 안다는 거니?” 앨리스가 물었다.

  그러자 고양이가 답했다. “넌 틀림없어. 그렇지 않으면 네가 여기로 찾아왔겠니.”

 

  Alice didn’t think that proved it at all; / however, she went on / “And how do you know that you’re mad?”

  “To begin with,” said the Cat, / “a dog’s not mad. // You grant that?”

  “I suppose so,” said Alice.

  앨리스는 고양이가 이를 입증했다고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네가 넋을 놓았는가도 안다는 거야?”

  “우선, 개는 넋이 나가지 않지. 인정해?” 고양이가 말했다.

  “그럴 듯하네.” 앨리스가 말했다.

 

to begin with: 우선, 첫째로 / grant that: 일단 인정하다

suppose: 인 것 같다, 인 듯하다

 

  “Well, then,” / the Cat went on, / “you see, a dog growls when it’s angry, / and wags its tails when it’s pleased. // Now I growl when I’m pleased, / and wag my tail when I’m angry. // Therefore I’m mad.”

  “I call it purring, not growling,” said Alice.

  “Call it what you like,” said the Cat. // “Do you play croquet with Queen to-day?”

  “I should like it very much,” said Alice, / “but I haven’t been invited yet.”

  “You’ll see me there,” said the Cat, / and vanished.

  고양이가 계속 설명하였다. “그럼 어디 보자. 잘 들어봐. 개는 화가 났을 때 으르렁거리고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지. 자, 나는 기분이 좋을 때 으르렁거리고 화가 났을 때 꼬리를 이리저리 흔든단다. 그러므로 나는 넋이 나갔지.”

  “그런 걸 가르랑거린다고 하지, 으르렁거린다고는 안 해.” 앨리스가 따졌다.

  “네게 편한 표현으로 하면 된단다.” 고양이가 말하였다. “그런데 오-늘 여왕이 주최할 크로켓 경기에 참여할 거야?”

  “간절히 참여하기를 바라. 그렇지만 난 아직 초대받지 못했는걸.” 앨리스가 말하였다.

  “현장에서 날 보게 될 거야.” 고양이는 이렇게 말한 뒤 사라져버렸다.

 

wag: (개가 꼬리를) 흔들다, (개의 꼬리가) 흔들리다

should like: 하고 싶다

 

  ⇒

  고양이가 앨리스에게 자신이 미쳤음(정신 나갔음)을 어떻게 입증하였을까? ‘…I growl when I’m pleased, and wag my tail when I’m angry. Therefore I’m mad.’ 이 대사들은 개가 지닌 특징을 나타내는 동사의 위치만 바꾸어서,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독자들은 이 문장들이 어떤 익숙한 구조로 이루어졌음을 발견하였을 것이다. 그 구조는 ‘I growl/wag(* 상태나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 therefore I am mad(*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이다. 이는 바로 “I think, therefore I am.”이라는 르네 데카르트의 명언을 응용한 것이다. 데카르트는 합리론을 통해 인간의 사유를 역설한 17세기 프랑스 철학자로서 이 문장을 남겼다.

 

  Alice was not much surprised at this, / she was getting so used to queer things happening.

  앨리스는 이에 심히 놀라지 않았는데, 기묘한 일들이 벌어지는 데 정말로 익숙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While she was looking at the place / where it had been, / it suddenly appeared again.

  “By-the-bye, what became of the baby?” said the Cat. // “I’d nearly forgotten to ask.”

  “It turned into a pig,” Alice quietly said, / just as if it had come back in a natural way.

  “I thought it would,” said the Cat, / and vanished again.

  고양이가 나타난 공간을 자세히 쳐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그 친구가 또 나타났다.

  “여담이긴 한데, 아기는 어떻게 되었니?” 고양이가 물었다. “물어본다는 걸 얼추 잊어버렸거든.”

  “돼지로 변했어.” 앨리스는 마치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돌아왔다는 듯이, 조용히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 고양이는 이렇게 말하자 다시 사라져버렸다.

 

by-the-bye: 그런데, 여담이지만, 말이 났으니 말이지

 

  Alice waited a little, / half expecting to see it again, / but it did not appear, / and after a minute or two she walked on in the direction / in which the March Hare was said to live. // “I’ve seen hatters before,” she said to herself; / “the March Hare will be much the most interesting, / and perhaps as this is May / it won’t be raving mad― / at least not / so mad as it was in March.” // As she said this, / she looked up, / and there was the Cat again, / sitting on a branch of a tree.

  앨리스는 다시 만나기를 반반 기대하며 잠시 기다렸으나,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앨리스는 1-2분 간 3월 산토끼가 살고 있다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걸어갔다. “모자 판매원은 이전에 본 적이 있잖아.” 혼잣말을 하였다. “3월 산토끼가 훨씬 더 흥미로울 거야. 어쩌면 지금이 5월이라서 아주 넋을 놓지는 않았을 거야. 적어도 3월이었을 적만큼 넋이 나가지 않았을 거야.” 그렇게 말하다가 위쪽을 바라다보았다. 고양이가 다시, 나무 한 그루를 이루는 가지 한 쪽에 앉아있지 않았는가?

 

expect to: 이라고 기대하다 / walk on: 계속 걷다

much: , 아주, 훨씬, 단연 / be raving mad: 아주 미치다, 격노해 있다

 

  ⇒

  체셔 주 고양이가 첫 번째로 앨리스 앞에 나타났을 때, 모자 판매원과 3월 산토끼가 넋이 나가버린 인물이라고 소개하였다. 이번에는 그 두 인물 중 3월 산토끼에 얽힌 배경지식에 관해 풀어본다. 두 번째로 체셔 주 고양이를 만난 앨리스가 이 인물을 만나기로 정해 걸어갈 때, ‘지금이 5월이니 3월이었을 적보다 정신이 있을 것이다’고 추측하기 때문이다.

  3월 산토끼는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불릴까? ‘3월 토끼’이다. 지금까지 앨리스가 만난 동물 중에도 ‘토끼’가 있었다. 바로 흰 토끼로, 제4장에서 앨리스를 하녀 메리 앤으로 착각하고, 패트와 빌을 비롯한 하인들에게 케이크로 변하는 돌을 던지도록 하였다. 그러나 영어권에서는 흰 토끼를 ‘White Rabbit’라고, 3월 토끼는 ‘March Hare’이라고 다르게 부른다. 먼저 ‘rabbit’은 털이 나지 않고 눈도 감긴 상태에서 태어나며, 적을 피할 때 달아나기보다는 굴과 같이 깊고 어두운 곳으로 숨는다. 반면 ‘hare’은 털이 풍성하고 눈도 뜨인 상태에서 태어나며, 적에게 해코지당하지 않으려고 빠르게 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토끼전』에 나오는 토끼에게는 별주부를 속여 그에게서 멀리 달아난다는 설정(여기서는 중국 후한 시대 명의 화타가 별주부에게 약을 주는 것으로 이어진다.)이, 헬라 문화권의 노예 출신 작가가 남긴 이솝 우화에 실린 「토끼와 거북」에 등장하는 토끼에게는 거북보다 빠르게 달리다가 잠이 들었다는 설정이 있음을 생각해보자. 결국 둘 다 ‘rabbit’이 아니라 ‘hare’으로 칭해야 할 것이다. (Rabbit과 Hare의 차이점에 관한 내용 참고: 브리태니커 - John P. Rafferty,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Rabbits and Hares? https://www.britannica.com/story/whats-the-difference-between-rabbits-and-hares)

  어쨌든 이 March Hare는, 꼭 일반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하지만, 19세기에 산토끼가 짝짓기를 할 때 발정이 심각하게 나는 시기가 3월이라고 보았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교회에서든 어린이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혼전순결을 엄격히 가르쳤을 텐데, 앨리스 리델과 같은 여학생들이 더 가혹하게 교육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와(이브)가 ‘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똑바로 전달하지 않고 아담을 유혹하니 인류가 죄로 고통 받게 되었다’는 성평등 의식에 어긋나는 대표적인 성경 해석을 떠올려 보자. 루이스 캐럴이 그런 교육을 주도한 부모들, 교사들, 목회자들의 인식도 예상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3월 산토끼의 그런 상태를 ‘넋이 나갔다’는 형용사(mad)로 순화하여 모자 판매원과 같은 상태로 설정한 것이다. 그렇게 ‘mad as a March hare’이라는 관용표현도 탄생하였다.

 

  “Did you say pig, or fig?” said the Cat.

  “I said pig,” replied Alice; / “and I wish / you wouldn’t keep appearing and vanishing / so suddenly: / you make one quite giddy.”

  “All right,” said the Cat: / and this time it vanished quite slowly, / beginning with the end of the tail, / and ending with the grin, / which remained some time / after the rest of it had gone.

  “너 돼지라고 했니, 무화과 열매라고 했니?” 고양이가 말하였다.

  “돼지라고 했다.” 앨리스가 응답했다. “그런데 난 네가 너무 갑작스레 계속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지 않았으면 해. 너 때문에 한 사람의 눈앞이 아주 아찔하다야.”

  “알겠어.” 고양이가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상당히 서서히 사라졌는데, 꼬리의 끝부분부터 시작해서 함박웃음으로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함박웃음은 나머지 부분이 사라진 뒤에도 얼마 간 계속 있었다.

 

fig: 무화과, 무화과나무 / giddy: 어지러운, 아찔한

begin with: 으로 시작하다 / end with: 으로 끝나다

 

  ‘Well! I’ve often seen a cat without a grin,’ thought Alice; / ‘but a grin without a cat! // It’s the most curious thing / I ever saw in my life!’

  ‘이것 참! 함박웃음 짓지 않는 고양이는 흔하게 보았잖아.’ 앨리스가 생각하였다. ‘그러나 고양이가 드러나지 않는 함박웃음이라니! 이건 내가 살면서 본 가장 기이한 것이야!’

 

  She had not gone much farther / before she came in sight of the house of the March Hare: / she thought it must be the right house, / because the chimneys were shaped like ears / and the roof was thatched with fur.

  3월 산토끼네 집이 시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더 먼 곳으로 향하지 않았다. 틀림없이 그 건물이 정확하게 집일 것이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굴뚝이 귀와 같은 모양이고 지붕이 털로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come in sight of: 이 보이다 / thatch a roof with: 으로 지붕을 올리다

 

  It was so large house, / that she did not like to go nearer / till she had nibbled some more of the left-hand bit of mushroom, / and raised herself to about two feet high: / even then she walked up towards it rather timidly, / saying to herself / “Suppose it should be raving mad after all! // I almost wish I’d gone to see the Hatter instead!”

  아주 거대한 집인지라, 앨리스는 더 가까이 가지 않았으면 하였다. 그래서 왼손에 쥔 버섯의 부분을 더 베어 먹어, 약 2피트까지 자신의 키를 늘였다. 그랬는데도 상당히 자신 없는 태도로 그 쪽으로 걸어갔는데, 그때에 혼잣말을 하였다. “잠깐, 3월 산토끼가 끝내 아주 넋을 놓았을지 모른다고도 봐야겠지? 그럼 그 대신 모자 판매원 만나러 가기를 거의 바라!”

 

raise to: 로 올리다, 인상하다, 높이다

even then: 그랬는데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suppose (that): 고 생각해 보자, 고 치자 / after all: 결국에는,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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