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4장 전반부 (영한대역, PC 화면 기준)

본문

Chapter 4 The Rabbit Sends in a Little Bill

제4장 토끼가 조그마한 빌을 보내다

 

  It was the White Rabbit, trotting slowly back again, / and looking anxiously about as it went, / as if it had lost something; / and she heard it muttering to itself / “The Duchess! The Duchess! // Oh my dear paws! Oh my fur and whiskers! // She’ll get me executed, as sure as ferrets are ferrets! // Where can I have dropped them, I wonder?” // Alice guessed in a moment / that it was looking for the fan and the pair of white kid gloves, / and she very good-naturedly began hunting about for them, / but they were nowhere to be seen― / everything seemed to have changed / since her swim in the pool, / and the great hall, with the glass table and the little door, / had vanished completely.

  천천히 총총걸음으로 되돌아온 것은 흰 토끼로, 잃어버린 물건이 있다는 듯 이동하면서 안절부절못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앨리스에게, 토끼가 혼자 “여공이시여! 여공이시여! 아 내 소중한 발이여! 아 나의 털과 수염이여! 나를 사형대로 몰아넣으시는 건 아닐까, 페럿이 페럿이라는 사실이 확실하듯이 말일세! 도대체 내가 그 물품들을 어디서 흘렸던 건가?”라고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앨리스는 바로, 토끼가 부채와 하얀 새끼 염소 가죽 장갑을 찾고 있다고 짐작하였다. 그래서 선행을 베풀려는 마음으로 그것들을 찾으려고 사방팔방 둘러보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바다에서의 헤엄 사건 이후로 변화한 것 같았다. 유리 탁자와 자그마한 문이 있던 높은 복도도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look about: 의 주변을 둘러보다, 여기저기 보고 돌아다니다

get executed: 사형을 집행하다

ferret: 페럿(흔히 흰족제비나 흰담비로 해석됨)

good-naturedly: 온화하게 / hunt about for: 을 찾고자 여기저기 뒤지다

no where to be seen: 어디에도 보이지 않다

 

  ⇒ 

  흰 토끼가 안절부절못하며 하는 혼잣말 중 “She’ll get me executed, as sure as ferrets are ferrets!”이 있다. 이 문장에 나온 ‘as sure as’를 사전에 검색해보면 ‘…와 마찬가지로 틀림없이’라는 뜻이 나온다. 이 숙어 뒤에 붙은 표현이 ‘ferrets are ferrets’인데, ferret은 식육목 족제비과 중 유일하게 가축화된 동물을 가리킨다.

  페럿은 4세기부터 인류의 반려동물이 되었다고 한다. 이 동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는 그림은 르네상스의 거장 중 한 명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이다. 이 그림의 모델은 그가 1448년 밀라노에서 만난 ‘체칠리아 갈레라니’로, 17세에 음악 연주와 시 창작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인물이다. 다 빈치가 왜 갈레라니를 페럿과 함께 그렸는지에 관해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당시 페럿과 같은 동물들은 힘과 돈이 있는 귀족들이 기를 수 있어 명예를, 그 동물이 지닌 것과 같은 하얀 털은 우리나라의 백의처럼 더럽혀지면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순수함을 상징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페럿을 흰 토끼가 두려워한다는 것은, 그 동물이 토끼의 천적 중 하나라는 점에 있다. 우선 약 2,500년도 넘은 시절에 페럿을 가축화한 이유부터가 토끼와 다른 유해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당 동물을 가리키는 ferret이라는 명사가 ‘페럿(흰족제비/흰담비)을 이용하여 토끼나 쥐를 잡는다’, 한 마디로 ‘사냥하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로도 쓰이게 되었다. 또한, 토끼와 페럿은 애초에 같은 포유류지만, 각기 거의 초식동물(herbivores)에 가까운 ‘토끼목’과 육식동물(carnivorous predators)이 대부분인 ‘식육목’으로 분류된다. 결국 두 동물은 역사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좋은 관계일 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선조들이 페럿의 조상들에게 사냥당해 죽었다는 아픈 역사가 있어 흰 토끼 본인도 여공이 풀어 놓은 페럿에게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던 것은 아닐까? (내용 참고: 위키백과 - 페럿,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 토끼 / Petkeen - Do Ferrets Get Along With Rabbits? https://petkeen.com/do-ferrets-get-along-with-rabbits/)

 

  Very soon the Rabbit noticed Alice, / as she went hunting about, / and called out to her in an angry tone, / “Why, Mary Ann, what are you doing out here? // Run home this moment, / and fetch me a pair of gloves and a fan! // Quick, now!” // And Alice was so much frightened / that she ran off at once / in the direction it pointed to, / without trying explain the mistake it had made.

  앨리스가 여러 군데를 둘러보고 있을 때 곧 토끼의 눈에 들어와서, 토끼는 화가 난 목소리로 불러냈다. “아니 메리 앤, 여기서 무엇 하고 있는가? 어서 집으로 달려가서 장갑 한 켤레와 부채 하나를 가져오게! 서두르세, 당장 가세!” 그래서 앨리스는 너무나도 무서워서 말이 끝나자마자 토끼가 가리킨 방향으로 달아났다. 이때 토끼가 착각한 것이라고 설명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run off: 달아나다 / make a mistake: 실수하다, 잘못 생각하다

 

  “He took me for his housemaid,” / she said to herself as she ran. // “How surprised he’ll be / when he finds out who I am! // But I’d better take him his fan and gloves― / that is, if I can find them.”

  “저 양반은 나를 하녀인 줄로 여기는 모양이네.” 달리면서 혼잣말을 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차리면 얼마나 놀랄까! 그러나 지금은 부채와 장갑을 가져오는 것이 좋아…. 즉, 내가 그것들을 찾는다면야.”

 

take for: 로 잘못 생각하다 / housemaid: 하녀

find out: 알아내다 / that is:

 

  As she said this, / she came upon a neat little house, / on the door of which was a bright brass plate / with the name ‘W. Rabbit’ engraved upon it. // She went in without knocking, / and hurried upstairs, / in great fear / lest she should meet the real Mary Ann, / and be turned out of the house / before she had found the fan and gloves.

  이렇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오목조목하고 아담한 집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이곳의 문에는 ‘W. 래빗’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밝은 황동 명패가 걸려 있었다. 앨리스는 노크도 없이 안으로 들어가 허둥지둥 계단으로 올라갔다. 진짜 메리 앤과 마주쳐서, 부채와 장갑을 찾기도 전에 집에서 쫓겨날까 봐 굉장히 두려워서였다.

 

neat: 작고 아기자기한, 오목조목한

which: ‘a neat little house’를 수식하는 관계대명사

brass plate: 황동 명패

engrave upon: 에 새기다 / hurry upstairs: 급히 계단을 오르다

lest : 하지 않도록, 할까 봐

turn out of: 에서 쫓아내다

 

  “How queer it seems,” Alice said to herself, “to be going messages for a rabbit! // I suppose Dinah’ll be sending me on messages next!” / And she began fancying the sort of thing / that would happen: / ‘Miss Alice! Come here directly, and get ready for your walk!’ // ‘Coming in a minute, nurse! // But I’ve got to see that the mouse doesn’t get out.’ // ‘Only I don’t think,’ Alice went on, ‘that they’d let Dinah stop in the house / if it began ordering people about like that!’

  앨리스는 혼잣말하였다. “토끼 때문에 사역을 나가는 일이 얼마나 기묘할지 몰라! 그 다음에는 다이나가 사역을 시키려고 할 것 같아!” 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관해 곰곰이 상상하였다. ‘앨리스 꼬마 집사! 즉시 이리로 오게. 산책 나갈 준비는 단단히 했는가?’ ‘바로 갑니다, 양육자님! 그런데 최근 쥐가 떠나지 않아 신경 쓰인단 말이지요.’ 앨리스는 계속 생각하였다. 다이나가 그렇게 사람들에게 지시하게 된다면, 가족들이 파양해버릴 거라는 생각이 들 뿐이지.’

 

go on a message: 심부름 가다 / send on a message: 심부름을 보내다

fancy: 상상하다 / get ready for: 에 대비하다, 할 준비를 하다

in a minute: 즉각, 당장 / nurse: 보모, 기르는 사람

get to see: 을 볼 수 있게 되다

only (that) I don’t think: 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stop in the house: 집에 있다 / about like that: 그와 같이, 그렇게

 

  By this time she had found her way / into a tidy little room with a table / in the window, / and on it (as she had hoped) / a fan and two or three pairs of tiny white kid gloves: / she took up the fan and a pair of the gloves, / and was just going to leave the room, / when her eye fell upon a little bottle / that stood near the looking-glass. // There was no label this time with the words ‘DRINK ME,’ / but nevertheless she uncorked it and put it to her lips. // “I know something interesting is sure to happen,” she said to herself, “whenever I eat or drink anything; / so I’ll just see what this bottle does. // I do hope it’ll make me grow large again, / for really I’m quite tired of being such a tiny little thing!”

  이때까지 앨리스는 창문을 통해 탁자가 있는 잘 정돈된 아담한 방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바랐듯이) 그 곳에 부채 하나와 자그마한 하얀 새끼 염소 장갑 두세 켤레가 있었다. 부채와 장갑 한 켤레를 손에 쥐고 막 방을 나서려고 했다. 바로 그 때 눈이 거울 근처에 놓인 작은 병에 우연히 닿았다. ‘나를 마시세요.’라는 글귀가 이번에는 상표로 붙어 있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병의 마개를 뽑아 입술에 갖다 대었다. “흥미진진한 일이 확실하게 벌어지는 것 같네. 이건 무슨 음식을 먹는가, 무슨 음료를 마시는가에 달려 있었던 것이구나. 그러니까 이 병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확인하면 된단 말이지. 그로 인해 몸이 다시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지네. 그래, 이렇게 자그마한 모습으로 있는 꼴도 상당히 진저리나잖아.” 혼잣말을 하였다.

 

by this time: 이때까지 / find one’s way into: 로 향하다

tidy: 깔끔한, 잘 정돈된 / stand near: 가까이에 서다

looking glass: 거울, 거꾸로 된 / but nevertheless: 그러나

uncork: 마개를 뽑다 / for really: 그렇지

 

  It did so indeed, / and much sooner / than she had expected: / before she had drunk half the bottle, / she found her head pressing against the ceiling, / and had to stoop to save her neck from being broken. // She hastily put down the bottle, saying to herself / “That’s quite enough― // I hope I shan’t grow any more― // As it is, I can’t get out at the door― // I do wish I hadn’t drunk quite so much!”

  정말로 그렇게 되었는데, 예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몸이 늘어났다. 병에 든 것의 반을 다 마시기도 전에 머리가 천장에 바짝 밀착되고 있었음이 드러나서, 몸을 구부려 목이 부러지지 않도록 막아야 했다. 앨리스는 재빨리 병을 내려놓고 혼잣말을 하였다. “이 정도면 매우 충분하지 않니…. 더 이상은 자라지 않기를 바라…. 지금 이 상태로는 문 밖으로 나갈 수가 없잖아…. 너무 많이 마시지 않았더라면 어땠나 싶어!”

 

much sooner: 훨씬 더

press against: 에 바짝 대다, 밀착시키다/밀착되다

stoop: 몸을 굽히다, 구부리다

save from: 에서/데 구하다

as it is: 현재로써는

 

  Alas! it was too late to wish that! // She went on growing, and growing, / and very soon had to kneel down on the floor: / in another minute there was not even room for this, / and she tried the effect of lying down / with one elbow against the door, / and the other arm / curled round her head. // Still she went on growing, / and, as a last resource, she put one arm out of the window, and one foot up the chimney, / and said to herself “Now I can do no more, whatever happens. What will become of me?”

  슬프게도 그렇게 갈망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계속 몸이 늘어나고, 또 늘어나고, 곧 마루 위에 무릎을 꿇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1분이 더 지나자 그 몸을 견딜 공간 자체가 없어지자 앨리스는 눕는 데 효과를 보려고 애를 썼다. 팔꿈치 한 쪽은 문에 밀착시키고, 다른 팔 한 쪽은 머리를 웅크리게 하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몸은 계속 늘어나서, 마지막 수단으로 팔 한 쪽을 창문 밖에, 발 한 쪽은 굴뚝 위에 걸리도록 하였다. 그러고 나서 혼잣말을 하였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더 이상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이제 나는 어떤 일을 겪는 거지?”

 

in another minute: 일 분이 더 지나자 / room for: 을 위한 공간

effect of: 의 효과 / lie down: 눕다

curl round: 몸을 똘똘 감다, 웅크리다

as a last resource: 최후의 방편으로/수단으로

What becomes of?: 은 어떻게 되는가?

 

  Luckily for Alice, / the little magic bottle had now had its full effect, / and she grew no larger: / still it was very uncomfortable, / and as there seemed to be / no sort of chance of her ever getting out of the room again, / no wonder she felt unhappy.

  앨리스에게 다행스럽게 여겨진 것은, 이때 마법의 병에 완전한 효능이 있어 본인도 더 거대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불편한 모양새였다. 게다가 다시 방 밖으로 나갈 기회란 없는 것 같았으니, 괜히 비참해 하였을까?

 

now: (이야기 중에서) 그때/그리고서/지금은, 그때 이미

no wonder: 그도 그럴 것이,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할만도 하다

 

  ‘It was much pleasanter at home,’ / thought poor Alice, / ‘when one wasn’t / always growing larger and smaller, / and being ordered about by mice and rabbits. // I almost wish I hadn’t gone down that rabbit-hole― / and yet―and yet―it’s rather curious, you know, this sort of life! // I do wonder / what can have happened to me! // When I used to read fairy-tales, / I fancied / that kind of thing never happened, / and now here I am in the middle of one! // There ought to be a book written about me, / that there ought! // And when I grow up, I’ll write one― / but I’m grown up now,’ / she added in a sorrowful tone; / “at least there’s no room to grow up any more here.”

  불쌍한 앨리스가 생각하였다. ‘집에 있을 때, 곧 한 사람이 늘 늘어나거나 줄어들고, 쥐와 토끼에게 이리저리 지시를 듣지 않은 시절이 훨씬 불쾌하지 않았어. 내가 애초에 토끼 굴로 내려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도…, 이러한 삶은 상당히 특이하단 말이야, 안 그럴까!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가를 진실로 알아가길 원해! 내가 동화를 여러 편 읽을 적에는 동화 속 사건들이 내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여겼는데, 지금 여기에 그런 공간 속에 놓여 있잖아! 이런 내 이야기를 꼭 책으로 남겨야지, 꼭이야! 내가 자라면 그런 책을 써야겠는데…, 지금 자란 상태이지 않니?’ 그러고 구슬픈 마음으로 한 마디 덧붙였다. “어쨌든 여기 더 이상 자라날 공간이 없구나.”

 

pleasant: 쾌적한, 즐거운, 기분 좋은

* pleasanter: pleasantest와 함께 pleasant의 옛 비교급

                                       그러나 현재에는 more/most pleasant가 더 많이 쓰임

order about: 에게 자꾸 이래라저래라 하다

in the middle of: 한가운데

at least: 어쨌든, 적어도(단정적 어조를 누그러뜨릴 때)

 

  ⇒

  앨리스가 흰 토끼의 집에서 ‘나를 마시세요’라는 상표가 없는 병의 내용물을 마시자 몸이 다시 커졌다. 그로 인해 집 안에서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지자 지금까지의 일을 후회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한 번도 겪지 못한 이상한 나라에서의 경험이 신기하다고도 하고, 자신의 이런 상황을 이야기로 꼭 남기겠다고 결심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grow up’이라는 단어를 두 가지 의미로 사용하게 된다. 하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몸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먼저 전자의 경우, 이상한 나라에서 겪었던 모험을 책으로 풀어 써서 출판까지 하는 복잡한 과정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어떤 이가 거칠 수 있는가를 고려해 보면, ‘어른이 된다’라는 의미라고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앨리스 입장에서의 어른은 아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10대 중후반부터일 것 같다. 이 작품이 출간된 3년 후인 1868년에 미국의 루이자 메이 올컷이 『작은 아씨들 1부』를 펴내는데, 여기서도 조 마치가 지금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5세(우리나라 기준으로 17세)에 생애 첫 작품을 출판사에 보내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통해 그 당시 영국과 미국 시민들은 아이들이 그 나이부터 자기 앞가림을 할 줄 안다고 보지 않았을까? 참고로 『작은 아씨들 1부』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 중이라고 한다. 한편, 후자의 경우, 책 쓰겠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되돌아보면서 이 단어를 쓴 것이니 ‘그냥 몸만 커졌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But then,’ thought Alice, ‘shall I never get any older than I am now? // That’ll be a comfort, / one way―never to be an old woman― / but then―always to have lessons to learn! // Oh, I shouldn’t like that!’

  앨리스가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지금보다 나이를 더 먹는 일은 절대로 없을까? 그러면 내 마음이 편안해질 텐데. 한 가지라도…, 절대로 나이 든 여성이 되지 않는 방법이…. 하지만 그렇게 되면 가르침을 빠짐없이 받아야 하잖아. 아, 그러지는 않았으면 해!’

 

get any older than: 보다 더 나이가 들다

comfort: 위로, 위안 / have a lesson: 수업을 받다

 

  “Oh, you foolish Alice!” She answered herself. // “How can you learn lessons in here? // Why, there’s / hardly room for you, / and no room at all for any lesson-books!”

  “얼씨구, 어리석은 앨리스여!” 스스로에게 답하였다. “어떻게 여기서 배우고 익히는 일들이 가능하겠어? 아니 나에게 맞는 공간도 거의 없는데다가, 교과서 놓을 자리조차 하나도 없잖아!”

 

  And so she went on, / taking first one side and then the other, / and making a quite conversation of it altogether; / but after a few minutes she heard a voice outside, / and stopped to listen.

  그리하여 앨리스는 계속 한 편을 들었다가 다른 편을 들기도 하고, 전적으로 그 문제에 관해 상당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자 밖에서 목소리가 살짝 들려, 자세히 귀 기울이기 위해 말을 멈추었다.

 

and so: 고로, 그래서 / take one’s side: 의 편을 들다

altogether: 완전히, 전적으로

 

  “Mary Ann! Mary Ann!” said the voice. // “Fetch me my gloves this moment!” // Then came a little pattering of feet on the stairs. // Alice knew it was the Rabbit coming to look for her, / and she trembled till she shook the house, / quite forgetting / that she was now about a thousand times / as large as the Rabbit, / and had no reason to be afraid of it.

  “메리 앤! 메리 앤!” 목소리가 외쳤다. “당장 내 장갑을 가져다 오라 하지 않았는가!” 그러다가 약간의 총총거리는 발걸음이 계단에 울러 퍼졌다. 앨리스는 토끼가 자신을 찾으러 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집이 흔들리기까지 덜덜 떨었다. 다만 이제 토끼만큼 약 1,000배나 더 거대해져서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완전히 잊은 상태였다.

 

came a little pattering of feet: a little pattering of feet came을 도치한 구문

shook: shake의 과거형 / times as large as: 배나 더 큰

 

  Presently the Rabbit came up to the door, and tried to open it; / but, as the door open inwards, / and Alice’s elbow was pressed hard against it, / that attempt proved a failure. // Alice heard it say to itself “Then I’ll go round and get in at the window.”

  곧 토끼가 문 쪽으로 다가와 열려고 하였으나, 문이 열리자마자 앨리스의 팔꿈치가 이를 저지하려다가 꾹 눌리게 되었다. 그래서 그 시도는 좌절되었다. 그래서 앨리스의 귀에 “그렇다면 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와야겠네.”라는 토끼의 중얼거림이 들리게 되었다.

 

come up to: 까지 달하다, 이르다 / inwards: 안쪽으로

press hard: 꾹 누르다, 강경하게 담판하다 / prove a failure: 수포로 돌아가다

 

  ‘That you won’t,’ thought Alice, / and after waiting / till she fancied she heard the Rabbit just under the window, / she suddenly spread out her hand, / and made a snatch in the air.

  ‘그렇게 둘까 보냐.’라고 앨리스가 생각하였다. 그리고 딱 창문 아래쪽에 있을 토끼의 소리가 들리겠구나 생각하며 기다린 후에, 갑자기 손을 펼쳐서 뭔가를 공중에서 홱 낚아챘다.

 

spread out: (, , 다리 등의 신체 부분을) 펼치다, 펴다, 벌리다, 뻗다

make a snatch at: 을 잡아채다, 낚아채다

 

  She did not get hold of anything, / but she heard a little shriek and a fall, and a crash of broken glass, / from which she concluded / that it was just possible / it had fallen into a cucumber-frame, / or something of the sort.

  손에 쥐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약간의 비명 소리와 떨어지는 소리, 유리가 쨍그랑 깨지면서 요란하게 난 소리는 들렸다. 그래서 앨리스는 토끼가 오이를 재배하는 데 필요한 지지대와 비슷한 물품에서 떨어졌다는 점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단언하였다.

 

get hold of: 을 잡다, 쥐다 / shriek: 비명, 악 소리

a crash of: (무엇이 떨어지거나 부서질 때 나는) 요란한 소리

conclude from: 으로부터 결론을 내리다

cucumber-frame: 오이 재배용 지지대

 

  ⇒

  앨리스는 토끼가 창문을 통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려다가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토끼가 이용한 물품이 ‘cucumber-frame’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각형 모양으로 이루어진 판이 앞에서 보았을 때 사람 인 자(人)와 같은 형태를 이루는 것으로 보이는, 오이 재배용 지지대이다. 약 3,000년 전부터 서아시아와 인도에서 먹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이는 ‘그리스-로마 세계/중국 → 유럽 전역/동아시아 →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파된다. 『고려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남북국시대부터 오이를 재배하였다 하고, 지금의 서구권 쪽 기록으로는 9세기부터 프랑스에서, 14세기부터 영국에서, 16세기에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오이 재배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런 확장의 역사가 있는 오이는 애호박과 같은 덩굴식물로, 줄기가 길어지면서 주변의 사물을 휘어 감는다. 그래서 다른 식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저지하는 도구가 필요해서 오늘날 우리가 쓰는 빨래집게처럼 A자를 이루는 지지대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런 지지대를 펼쳐 벽에다 대면 사다리와 같은 모습이 되니, 토끼가 하녀 메리 앤으로 착각한 앨리스에게 부채와 장갑을 어떻게든 받아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오이의 역사와 관련한 내용 참고: 위키백과)

 

  Next / came an angry voice―the Rabbit’s― // “Pat! Pat! Where are you?”

  And then / a voice she had never heard before, // “Sure then I‘m here! // Digging for apples, yer honour!”

  “Digging for apples, indeed!” said the Rabbit angrily. // “Here! Come and help me out of this!” (Sounds of more broken glass.)

  다음으로 화가 잔뜩 난 목소리, 즉 토끼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패트! 패트! 어디 있는가?”

  그러자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가 울려왔다. “예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과를 캐러 땅을 파고 있습죠, 나으리!”

  “사과를 캐러 땅을 판다고, 저런!” 토끼가 불같이 화내며 외쳤다. “여기나 신경 쓰게! 와서 내가 여기서 빠져 나가도록 도와주게!” (유리가 더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겹쳤다.)

 

dig for: 을 찾기 위해 땅을 파다 / (정보를) 애써서 찾다

yer: (아일랜드 영어) you, your의 비격식, 비표준

help out of: 에서 빠져 나오도록 돕다

 

  ⇒

  흰 토끼가 혼자서 앨리스를 집 밖으로 내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패트’라는 계급이 낮은 듯한 인물을 부른다. 그런데 패트는 나무에서 수확하는 게 상식인 사과를 땅 속에서 캔다고 한다. 이 인물이 어떠한가를 알 수 있는 어휘는 무엇이며, 여기서 어떤 역사적 경험을 추려낼 수 있을까? 먼저 패트가 쓴 표현 중 눈여겨 볼만한 어휘는 ‘yer’로, you, your의 비격식 비표준 대명사다. 이 말은 주로 아일랜드에서 쓰이는 표현이라고 한다. 아일랜드하면 어떤 식품이 가장 생각나는가? 바로 감자다. 영국과 같은 유럽 나라들에서 ‘You’re the apple of my eyes.’라는 문장을 씀으로써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를 사과에 빗댄 것처럼, 아일랜드에서는 배고픔을 이길 수 있는 희망으로서의 식품이 감자라고 보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는 19세기, 아일랜드가 이미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로 억압받고 있던 시기였다. 본국인 대영제국에 아무런 의식주도 지원받지 못하고, 그나마 일용할 양식마저 영국인 지주들에게 착취당하던 상황이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감자에 역병이 생겨 1845년부터 1852년까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수많은 민중이 죽어나갔다. 사람들은 이대로 아사할 순 없어 미국과 캐나다로 목숨 걸고 이민을 떠난다. 물론 모든 영국인들이 이 아사 사건에 눈과 귀를 가린 것이 아니었기에, 아일랜드인의 비참한 몰골을 글로 써 나간 경우도 있었다. 패트가 토끼를 부를 때 ‘yer’이라는 비표준 대명사를 쓰고, 사과를 수확하려고 땅을 판다는 설정은 어쩌면 루이스 캐럴 역시 가까이 있는 지역의 고통을 무시한 조국의 무책임함을 풍자하려 한 것이 아닐까?

 

  “Now tell me, Pat, / what’s that in the window?”

  “Sure, it’s an arm, yer honour!” // (He pronounced it “arrum.”)

  “An arm, you goose! // Who ever saw one that size? // Why, it fills the whole window!”

  “Sure, it does, yer honour: / but it’s an arm for all that.”

  “Well, it’s got no business there, at any rate: / go and take it away!”

  “이제 말하게, 패트, 창문에 걸린 게 뭔가?”

  “예이, 저건 팔입니다요, 나으리!” (패트는 “파리”라고 발음하였다.)

  “팔이라니, 우둔한 자여! 저런 크기의 팔을 대체 누가 봤단 말인가? 아니 저게 창문 전체를 차지하고 있잖은가!”

  “그렇습니다, 나으리. 그런데도 저건 팔입니다요.”

  “이거 참, 어찌 됐건 그건 신경 쓸 일이 아니네. 가서 저걸 없애버리란 말일세!”

 

goose: 바보, 멍청이 / for all that: 그럼에도 불구에도

business: (관여되는) , 소관 / take away: 을 제거하다

 

  There was a long silence after this, / and Alice could only hear whispers now and then; / such as, “Sure, I don’t like it, yer honour, / at all, at all!” / “Do as I tell you, you coward!” / and at last / she spread out her hand again, / and made another snatch in the air.

  이후에 침묵이 길게 흘렀는데 앨리스에게는 이따금 속닥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 속삭임은 다음과 같았다. “정말이지 전 이런 일을 안 겪었으면 해요, 나으리. 절대 싫습니다, 절대 싫습니다!” “내가 하라면 하는 걸세. 겁쟁이 같으니라고!” 그리고 마침내 앨리스는 손을 다시 뻗어 다시 한 번 뭔가를 공중에서 홱 낚아챘다.

 

  This time there were two little shrieks, / and more sounds of broken glass.

  이번에는 비명 소리가 두 번이나 들렸고, 유리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더 겹쳤다.

 

  ‘What a number of cucumber-frames / there must be!’ thought Alice. // ‘I wonder / what they’ll do next! // As for pulling me out the window, / I only wish they could! // I’m sure / I don’t want to stay in here / any longer!’

‘오이 재배하는 지지대가 도대체 몇 대나 있는 거야!’라고 앨리스는 생각했다. ‘쟤들이 다음에는 뭔 일을 행하려는 거지! 나를 창문 밖으로 내보내려는 목적 때문이라면, 그렇게 하기를 바랄 뿐이야! 정말로 더 이상은 여기에 몸을 두기 싫단 말이야!’

 

a number of: 몇몇의 / I only wish: 길 바랄 뿐이다

stay in: 집에 있다, 나가지 않다

 

  She waited for some time / without hearing anything more: / at last came a rumbling of little cartwheels, / and the sound of a good many voices / all talking together: / she made out the words: / “Where’s the other ladder?― // Why, I hadn’t to bring but one; // Bill got the other― // Bill! fetch it here, lad!― // Here, put ’em up at this corner― // No, tie ’em together first― // they don’t reach half high enough yet― // Oh! they’ll do well enough; / don’t be particular― // Here, Bill! catch hold of this rope― // Will the roof bear?― // Mind that loose slate― // Oh, it’s coming down! Heads below!” // (a loud crash)― // “Now, who did that?― // It was Bill, I fancy― // Who’s to go down the chimney?― // Nay, I shan’t! / you do it!― // That I won’t, then!― // Bill’s to go down― // Here, Bill! / the master says you’re to go down the chimney!”

  앨리스는 아무 소리도 더 들리지 않은 상태로 얼마 동안 잠자코 기다려보았다. 마침내 아주 자그마한 수레바퀴가 우르릉우르릉 내는 소리, 상당히 많은 목소리가 모두 함께 떠들어대는 소리가 울려왔다. 그래서 앨리스는 무슨 말이 오고 가려나 알아들었다. “다른 사다리는 어디에 있냐?” “아니 뭐, 한 대 말고 가져올 필요가 있겠어?” “빌에게 다른 한 대가 있어요!” “빌, 그걸 여기로 가져 오게, 이보게!” “이쪽, 이 모퉁이에다 사다리들을 놓아!” “아니, 그것들을 먼저 묶어야지.” “아직 반반이나 높은 곳으로 닿지 않은가!” “오! 이것들이 충분히 잘 맞습니다요. 너무 까다롭게 대하지 마십시오.” “여기야, 빌! 이 줄을 잡아!” “지붕이 튼튼히 잘 버티려나?” “저기 너무 늘어진 슬레이트를 조심해!” “어, 한 부분이 이리로 떨어지네! 고개 숙이게!” (요란하게 꽝, 충돌하는 소리) “지금까지 누가 그 일을 했는가?” “빌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말입니다요.” “누가 굴뚝으로 내려가기로 하면 되는 건가?” “아니오, 못 하겠습니다! 저기, 그쪽이 해!” “어허, 저런 걸 내가 하고 싶겠냐!” “빌이 내려가는 걸로 하지.” “이 봐, 빌! 주인 나으리께서 당신이 굴뚝으로 내려갈 것이라 하시네!”

 

some time: 얼마 동안, 머지않아

rumble: 우르르/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다

a good many: 상당한 수의

cartwheel: 수레바퀴 / lad: 여보게

but one: 하나 외에 / particular: 까다로운

catch hold of: 을 잡다, 파악하다, 이해하다/을 손에 넣다

mind: 조심하다 / loose: 헐거워진, 풀린

slate: 점판암, (지붕 위의) 슬레이트

 

  “Oh! // So Bill’s got to come down the chimney, / has he?” said Alice to herself. // “Shy, they seem to put everything upon Bill! // I wouldn’t be in Bill’s place for a good deal: / this fireplace is narrow, to be sure; / but I think I can kick a little!”

  “아! 그래서 빌이 굴뚝으로 내려오겠구나, 그렇겠지?” 앨리스는 혼자서 속닥거렸다. “우우, 쟤들이 무슨 일로든지 빌을 괴롭게 하는 듯하구나. 난 그렇게까지는 빌이 처한 입장에 놓이지 않겠지. 이 난로가 좁으니, 확실하잖아. 그러나 난 살짝이라도 걷어찰 수 있지!”

 

shy: 놀리기, 조소 / put upon: 을 혹사하다/학대하다

be in one’s place: 입장이다 / for a good deal: 많이, 아주 더

fireplace: 난로

 

  She drew her foot / as far down the chimney as she could, / and waited till she heard a little animal (she couldn’t guess of what sort it was) / scratching and scrambling about / in the chimney close above her: / then, saying to herself “This is Bill,” / she gave one sharp kick, / and waited to see what would happen next.

  최대한 굴뚝 아래까지 발을 끌어당겨, 기다려 보았다가 작은 동물 한 마리가 (다만 어떤 종류였는가는 짐작하지 못했다.) 가까운 굴뚝 내에서 박박 긁고 이리저리 오가며 내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이게 바로 빌이란 말이지.” 그래서 따끔하게 발길질을 한 번 한 다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알아보고자 기다렸다.

 

draw: 을 끌어당기다 / as far as: 까지

scratch: 긁다, 긁히는 소리를 내다

scramble about in: 속에서 여기저기 움직이다

give a kick: 발길로 차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