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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인문학

by Woolf 2021. 7. 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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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대개 대학에 진학할 때 전공을 하나씩 선택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지는 못한다. 사람에 따라 교양으로 선택해도 되는 전공으로 4년 내내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느 학생이 대입 시 영어 실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어영문학과를 선택하지만, 알고 보니 그 학과가 아니더라도 영어를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많았고 그에게도 그 학과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잘 맞지 않았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은 전공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먼저, 교양과 전공의 정의를 파악함으로써 그 둘이 어떻게 다른가를 볼 필요가 있다.

  교양은 ‘지성, 정서, 도덕 등을 바탕으로 길러진 고상하고 원만한 품성(출처: 다음 국어사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것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교양 교육’과 ‘교양 강좌’이다. 교양 교육은 초등교육, 중등교육에서 공통적으로 공부하게 되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역사, 과학 등의 교과들과 ‘창의적 재량활동’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한편, 대학에서는 ‘학과 전공과 사회생활의 실무를 초월한’ 지혜를 갈고 닦기 위해 다양한 주제를 다룬 ‘교양 강좌’가 개설된다.

  그리고 전공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어떤 분야나 학문을 전문적으로 공부한다(출처: 다음 국어사전)’는 점이다. 보통 우리들은 외국어나 상업 등을 다루는 특수목적고등학교와 같은 환경에서 공부하지 않은 이상, 대학의 학과를 통해 전공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지기 쉽다. 학부에서는 ‘기초전공’, ‘전공 필수 과목’, ‘전공 선택 과목’ 등 학과에서 정한 과목이나 주제를 대략적으로 학습하게 되고,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경우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세부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종합해 보면, 개인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꼭 숙지해야 하는 것들이 교양이며, 그것들 중에서 집중적인 선택으로 갈고닦는 것이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실제 학문들을 예로 들어 교양과 전공의 차이를 다루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교양은 A, 전공은 B로 표기한다.

  먼저, 역사를 A의 차원에서 보면 다양한 시대와 지역, 소재의 역사들을 두루 학습할 수 있게 된다. 1) 세계사와 지구사, 2) 한국사, 중국사, 일본사, 인도사, 서남아시아사, 유럽사, 미국사 등의 지역사, 3) 과학사, 커피의 역사, 사상사, 종교사, 음악사 등의 주제사 등 관심이 있는 분야를 폭넓게 볼 수 있다. 반면 B의 차원에서 보는 경우는 사학과에서 공부하는 것인데, 자신이 전공하기로 정한 주제로서의 역사 한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학과가 역사를 다루는 학과이지만 모든 역사를 다 연구할 수 없어서 3·1 운동, 신해혁명 당시의 문화, 다이묘 데모크라시, 인도의 영어 교육사, 오스만 제국의 커피, 영국의 민주주의의 역사,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 등 하나의 주제를 꼭 정해서 한 우물을 파야 한다.

  또 다른 예로 문학을 들어보자. 이것을 A의 차원에서 볼 경우는 어떨까? ‘세계 문학’, 즉 다양한 시대와 지역에서 다양한 작가들이 쓴 작품들 중 관심이 가는 것들을 환경에 제약받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예로, 우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희곡들을 전공과 상관없이 인류가 인정한 고전으로 읽어낼 수 있다. 반면, B의 차원에서 보는 건 ‘…어…문학과’ 중 한 곳에서 공부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것들은 언어에 따라 각기 한국 문학, 영어권 문학, 프랑스어권 문학, 독일 문학, 러시아 문학, 중국 문학, 일본 문학 등을 다루는 학과들로 나누어지는데, 그 중 한 곳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 문학을 연구하려는 학생들은 19세기(금세기), 20세기(은세기)와 같은 시기 중 하나를, 그 당시의 푸시킨,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솔제니친 등의 작가들 중 한 명을, 그들에 의해 남겨진 작품 한 편을 집중적으로 선택하여 연구해야 한다.

  이런 점들도 종합해 보자면, 다양한 주제들을 폭넓게 접하도록 하는 개념이 교양이며, 그 주제 중에서 하나를 반드시 정해야 하도록 하는 것은 전공이다.


  지금까지 교양과 전공에 대해 정의로 풀어보고, 그것들의 차이에 관하여 예로 파악해 보았다. 이런 점들에 관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12년 동안 학생들이 잘 파악하여 ‘나(학생 한 사람)에게 맞는 학과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진로로 나아가고 싶기에 이런 학과를 선택하려고 할까?’라는 고민을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학과에서 공부하면서 교양으로 계속 탐구할 수 있을 관심사도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 진학하기도 전에 ‘그거 전공해서 취업할 수 있겠냐?’는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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