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학자 보물찾기’가 나온다면 비중 있게 등장하기를 바라는 인물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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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효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역사 학습만화 『보물찾기 시리즈』에서 더 다루어지기를 바라는 주제 다섯 가지를 이전에 위 두 글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세계의 철학자들, 12간지, 성서의 배경, 한국의 비수도권 대학들, 그리고 동아시아사가 그런 주제들이다. 그 중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인 철학도 보물의 주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세계의 철학자 보물찾기’도 미래엔 아이세움에서 기획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 시리즈에서는 보물찾기 짱인 두 주인공 지팡이와 도토리처럼 어떤 인물들이 비중 있게 등장하는 것이 좋을까? 여러 사람들을 들 수 있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비밀요원 700, 리디아 홈즈, 트레저 마스터 여성 간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먼저, 비밀요원 700(이하 ‘700’)은 『일제강점기 보물찾기 1, 2, 3』에서 지팡이 일행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설로 내려오는 황금인 야마시타 골드를 찾으려고 했던, 영국 정보부 요원이다. 공식 명칭은 ‘세븐더블오(Seven Double-O)’이지만, 팡이 일행에게 그렇게 불리는 일은 많지가 않다. 또한 10대 초반의 소녀처럼 보이지만 20대 청년(만 18세이다)인데, 이 점은 자신이 직접 말해 주지 않는 한 금방 알아차리기 힘들다. 『일제강점기 보물찾기 1』에서 트레저 마스터 조직원 한 명이 마크 영맨에게 ‘어느 여자아이가 지나갔을 뿐이다’라며 보고했을 정도이다. 이러한 여러 특징을 지닌 700이 팡이와 함께 찾았던 실제 보물은 『일제강점기 보물찾기 3』 결말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의 철학자 보물찾기’에 700은 과연 어떻게 등장할까? 그녀는 ‘비밀요원’이다 보니 자신의 신상을 세간에 쉽게 드러내기 힘들고 마음대로 여행을 떠나기도 힘들다. 그래서 위의 세 권의 책에 묘사된 것처럼 영국 정보부의 지시를 받아 움직여야 한다. 이것을 감안하면,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의 보물이 사라졌거나 발견된 순간에 그 인물과 관련된 지역으로 파견되는 것으로 그녀의 서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팡이나 토리 중 한 명을 만나는 설정이 붙을 것이다. 그러한 예로는 카를 마르크스의 보물을 찾는 스토리를 들 수 있다. 성서 다음으로 팔린 책이라는 『자본론』의 저자인 그가 런던으로 망명하기 전에 남긴 연구 노트 등을 찾기 위해 독일로 떠났는데, 마침 그곳을 여행하던 팡이나 토리 중 한 명과 만나니 그 주인공 한 명이 보물찾기에 동참하게 된다는 시나리오로 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브렉시트 이후 일행들이 유럽 대륙 출신의 철학자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남긴 단서에 간접적으로 다가가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로도 나오는 것은 어떨까? 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선언한 브렉시트가 실현된 이후 영국과 유럽 대륙의 시민들은 그 사이를 이동하기가 아주 까다로워졌다. 이미 영국과 무비자 협정을 맺은 한국의 팡이, 토리와 달리, 유럽연합 국가들의 다른 동료들은 이동 절차가 더 까다로운 현실에 놓여 있다. 이때 700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 네덜란드 등의 국적을 가진 철학자들과 그 정신이 영국까지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대신 찾아 전송해 주는 것이다. 예로, 팡이가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의 보물을 찾을 때, 그의 절친 토머스 모어와 주고받은 편지를 스캔하여 참고용으로 보내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시리즈에서 등장하길 바라는 인물은 리디아 홈즈(이하 ‘홈즈’)이다. 그녀는 세계 도시 시리즈인 『싱가포르에서 보물찾기』에서 ‘레이디 홈즈’라는 별명으로 등장한다. ‘싱가포르 석(石)을 가져가겠다.’는 메시지가 적힌 카드 때문에 ‘싱가포르 석 도난 사건’의 용의자로 몰렸던 인물이다. 이 편의 주된 내용은 팡이와 토리가 싱가포르의 여러 풍물들을 둘러보면서 그 카드에서 언급하는 보물 상자들을 찾으며 홈즈를 잡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과 그녀에 관한 진실은 『싱가포르에서 보물찾기』에서 확인하여 주기 바란다. 그것들이 모두 해결된 해당 작품의 결말 시점에서 본인을 영국 고등학생이자 사립 탐정이라고 밝힌다.
홈즈는 동양(중국, 한국, 일본, 인도, 이슬람 등) 세계 중 동아시아의 여러 철학자들과 관련된 보물을 찾을 때 등장하여 활약할 것으로 설정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보물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철학자들의 예로는 공자, 맹자, 장자, 최치원(통일 신라의 6두품 출신 학자), 주희(성리학 창시자), 퇴계 이황, 왕양명, 송시열, 후지와라 세이카(에도 시대의 성리학자), 임윤지당(조선 최고의 여성 성리학자), 정약용, 량 치차오, 박은식, 우치무라 간조, 함석헌(‘뜻으로 본 역사’라는 관점을 제시한 대한민국의 학자) 등이 있는데, 그들 중에서 몇 명이 남긴 보물에 탐정으로서 흥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느 날 ~의 ~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때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난 두 한국인 소년, 팡이와 토리가 보물찾기 짱임을 알게 된다. 곧 한국으로 이동하여 그들과 함께 동아시아의 철학자들의 보물을 찾는 모험을 벌인다. 팡이/토리가 들려주는 그 철학자들의 이야기에 놀라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에 관해 깊이 있는 질문들을 던질 정도로 호기심이 강한 모습도 드러나길 바란다. 예로, 송시열이 남긴 보물을 찾는 편에서, 홈즈가 팡이나 토리에게 ‘송시열도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조국(조선)과 사회의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진 인물인데, 왜 아직도 그와 같은 유학자들을 현재의 관점으로만 보려고만 하는가?’라고 묻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세 번째로 언급할 인물은 트레저 마스터 여성 간부이다. 이 인물은 위의 700, 홈즈와 달리 필자가 임의로 생각해낸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나온 『보물찾기 시리즈』에서 마크 영맨 외에는 특정한 간부 캐릭터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여성 간부가 따로 나왔으면 한다. 실제로 만화에 등장한 여성 조직원은 다음의 다섯 명 뿐이다. 1) 『필리핀에서 보물찾기』의 제이, 2) 『조선 시대 보물찾기 3』에서 조수로서 해태 조각상들의 제작 시기를 분석한 여성 연구원, 3) 『세계사 보물찾기: 그리스 문명 vol. 2』에서 여행자로 위장한, 안경을 쓴 여성 조직원, 4) 『세계사 보물찾기: 로마 제국 vol. 1, 2』에서 어린 봉팔이의 학교 동문으로 트레저 마스터 이사회 신분으로 자신의 보물을 조직에 맡긴 바티스타 남작 부인, 5) 해당 두 권 중 2편에서 비밀 정보 보관실 관리 담당자로 나온 파란 숏컷의 직원. 이들과 달리 만화에서 등장하지 못한 여성 조직원들은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 양복을 입고, ‘능력을 발휘하여’ 마크 영맨과 함께 현장으로 뛰어들 기회가 상당히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성장판 시리즈’가 연재되기 전부터 이 여성 간부가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편집부와 스토리 작가들이 트레저 마스터의 간부인 마크조차 두려움에 떨게 만들 정도로 의지와 이성이 강하고, 그와는 미인이라는 점이 같다는 특징을 부여하고, 팡이와 토리가 ‘아, 마크가 더 천사였던 거야…’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보물을 찾는 데 더 긴장하게 만들도록 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장 자크 루소의 보물을 찾을 때, 루소가 실제로 자녀들에게 어떻게 대하였는지를(다섯 자녀를 보육원으로 보내 버렸다고 한다) 강렬한 표정으로 설명하면서 마주보고 서 있는 팡이/토리 일행의 이마 뿐 아니라 그녀의 옆에 있던 마크와 조직원들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흐르게 한다는 묘사가 나올 수 있다(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주인공들이 루소와 관련된 보물을 찾는 데 힌트를 주는 방향으로 뻗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여성 간부와 다른 여성 조직원도 마크처럼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게 된다면 얼마나 흥미로울까?
지금까지 이 글에서 700, 홈즈, 그리고 트레저 마스터의 여성 간부가 세계의 철학자를 다루는 시리즈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기를 바란다고 몇 자를 적었다. 700은 팡이와 토리가 유럽 대륙에 위치한 나라에서 영국까지 일일이 찾아가지 못할 때 자료를 전송해 주고, 홈즈는 보물찾기를 통해 동아시아 역사에 이름을 남긴 철학자들을 흥미롭게 탐구하고, 여성 간부는 주인공들을 더 긴장하게 만드는 역할로 등장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아무쪼록 이 캐릭터들이 주로 등장하면 더 재미있을, 이 세계의 철학을 주제로 한 시리즈도 미래엔 아이세움이 기획하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청년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