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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는 어떤 콘텐츠로 영어를 학습하는 것이 좋을까?

인문학

by Woolf 2021. 10. 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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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우리는 단어나 문법을 잘 외우고 해석을 잘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으로 여겨 왔다. 우리에게는 이 세 영역이 시험을 잘 보게 하고, 스펙을 쌓을 수 있게 하고, 사회적인 지위도 높아지도록 하는 것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나 파파고 같은 번역기 등의 등장으로 일상적인 범위의 영어 그 자체를 익히는 것은 무모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나 번역 프로그램이라도 접근할 수 없는 언어의 본질적인 부분까지 다루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하고 꼭 맞는 콘텐츠로 영어를 학습해야 한다.

 

 

  우선 콘텐츠의 개념부터 풀어보자. 콘텐츠(contents)는 본래 서적이나 논문의 목차를 뜻하는 말이었으나, 정보 통신이 발달한 21세기에 들어서는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다. 결국 책이나 저술서 뿐 아니라 방송,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여러 미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주제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 콘텐츠들을 통해 역사, 철학, 수학 등을 학습하거나 대학원 진학이나 출판, 정보통신 분야 진출 등의 진로 찾기를 위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전달 수단으로 영어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영어를 콘텐츠 영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필요한 경우의 예시로는 논문 읽거나 쓰기, 철학적 사고를 지닌 도서 읽기, 동양사를 다룬 도서 읽기를 들 수 있다.

 

  먼저, 논문은 자신의 전공 주제를 정해 그것에 관해 해석하고 견해를 바탕으로 하여 작성하는 글이다. 이것에 주로 필요한 콘텐츠 영어 실력은 독해력으로, 학술적인 내용의 글들을 읽는 데 익숙해져야 세미나에서 발표하거나 학생 졸업 논문을 제출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는다. 현재 자신이 원하는 주제에 관련해 이전부터 쓰인 논문이나 도서의 대부분이 영국이나 미국 등의 영어권에서 쓰였다고 한다. , 우리가 이것들을 잘 정해서 읽으면 국내에서 접하는 것보다 더 깊이 있고 폭넓은 시선으로 서양사나 영문학, 영어학, 서양철학, 물리학, 지구과학, 수학 등에서의 여러 가지 이론들을 접하고, 한국학(국어학, 한국사, 한국철학 등)도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학계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분야/주제의 자료들을 읽어나가면 어떤 방향으로 논문이나 에세이를 써 갈지를 정할 수 있다. 결국 여기서 필요한 것은 자신이 쓸 계획인 한 편의 논문에 그 내용을 어떻게 요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독해력이다.

 

  두 번째로, 철학적 사고를 지닌 작가의 도서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철학은 인간이나 세계를 바라보는 학문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라는 별명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철학의 특징은 과연 어떤 성격을 지녔을까? 여러 가지를 거론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점은 논리적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사물(A)에서 드러나는 현상(B)을 논하기 위해 모든 AB이다.’라는 대전제를, 그것의 구체적인 사례(C)를 떠올리며 ‘CA이다.’라는 소전제를 내세운 후 그래서 CB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보통 일반적인 인식을 내세우다가 그러나’, ‘그런데’, ‘하지만이라는 연결사를 쓰며 자신의 생각(주제)을 밝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사례, 연구 등의 근거를 제시하고, 결론을 내는 방향의 글들은 그냥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이것도 첫 번째 예로 든 삼단논법을 체계화한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철학사 속 선조들이 남긴 여러 글을 저자들이 깊이 읽고, 본인의 생각을 기르는 법과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법을 훈련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보면 철학은 여러 외국어 문장과 그것들로 이루어진 글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후 학생들이 더 정교한 문장과 글을 쓰도록 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 예로, 수능 영어 교재 지문의 대부분이 비문학으로 이루어진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양사를 영문으로 다룬 서적이다. 동양사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동남아시아, 인도 등의 아시아의 역사를 주로 다루는 학문이다. 이 지역의 역사를 다루는 경우에도 영어는 필수적이다. 위에서 논문 콘텐츠를 다룰 때 설명했듯이, 국내에서 접하는 것보다 더 깊이 있고 폭넓게 연구를 위한 주제들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영어 실력(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자료들을 읽어나가고, 논문을 쓰는 데 필요한)이다. 다시 말해, 한국사와 중국사, 일본사, 베트남사 등의 동아시아사를 영국이나 네덜란드, 미국 등의 구미권(유럽과 아메리카 지역. 그 중 는 유럽을 음역한 구라파(歐羅巴)’에서 왔다) 학자들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놓치기 쉬운 방향으로, 한 사건이나 인물도 바라보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일본이 우리나라(조선)을 침략하여 이순신과 같은 구국 영웅들이 적들을 무찌른 사건이라고 보기 쉬운 임진왜란을, 그들은 이 전쟁이 17세기 동아시아 세계(주로 명·, 에도 막부)에 미친 영향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국제전이라는 가치를 부여할 만한 점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에 더 크게 중점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 또한 영어 실력에서 비롯되고, 그 실력을 통해 동양/아시아라서 익숙하다고 보기 쉬운 그 지역들의 역사 또한 균형적으로 해석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콘텐츠 영어, 즉 다양한 정보와 주제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영어를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논문 등의 학술적인 저서를 작성하고, 철학적으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훈련하고, 동양사를 여러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영어가 필요하다고 예를 들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러한 콘텐츠 영어도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너무 지나치게 독해력만 강조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후 이것에 관해 더 알아보고 글을 보완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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